(20170305)하나님만이 복음의 길을 주십니다(마가복음 1장 1절)
하나님만이 복음의 길을 주십니다
성경: 마가복음 1장 1절(신 53쪽)
찬송: 341장(십자가를 내가 지고; 통367), 545장(이 눈에 아무 증거; 통344)
설교: 20170305. 주일낮예배
이 시간에 하나님께 예배하기 위해 나아온 여러분과 가정 위에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함께하시길 빕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엄청 길어졌습니다. 어릴 때 생각해 보면, 저희 시골 동네만 해도 100가구 정도 되어서, 주민이 4,5백명 정도 되었음에도, 70, 80세 넘는 분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70,80세가 너무나 흔하게 되었습니다. 2,30년 전만 해도, 회갑을 맞이하면 그 어떤 때보다 가장 큰 잔치를 벌였습니다. 자녀손들이 오는 것은 당연하고, 동네 사람들을 크게 대접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습니다.
회갑이 되면 그렇게 크게 잔치를 벌이고,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은 까닭은, 그만큼 60세를 살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연세 드신 분들은 60갑자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예전엔 사람이 60세를 사는 것이 쉽지 않아서, 회갑이 되면 그렇게 많은 축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동네에서 회갑을 지내는 경우를 보기 아주 어렵습니다. 회갑만이 아니라, 칠순, 팔순 잔치를 벌이는 경우도 드물 정도가 되었습니다.
수명이 길어져서, 70,80세가 더 이상 특별할 것도 없는 시대가 된 것이 단지 느낌만 그런 것인가 하고 자료를 찾아봤더니, 통계로도 이것이 분명하게 남았습니다. 1971년도에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남자가 59세, 여자가 66세였는데, 작년엔 자료마다 조금 차이가 나지만, 81세에서 85세로 나타났습니다. 45년 사이에 평균수명이 20년가량 늘어난 것입니다. 1년마다 5개월 정도 평균수명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라고 소원하는 것들에는 오래 사는 것도 포함될 것입니다. 그것도 아주 높은 순위에 오를 것입니다. 그래서 조금 더 살기 위해 젊어서부터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지 모릅니다. 몸에 좋다고 해서 인기를 끄는 것이 시대별로 새로 생기고, 유행하다 또 사라집니다. 앞으로도 또 생길 것입니다. 그만큼 오래 살고자 하는 인간의 바람은 가장 기본이면서도, 다른 그 어떤 바람보다도 더 크고 간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평균수명이 급격하게 늘어서, 예전 사람들이 원했던 수준에 가깝게 많은 사람들이 오래 살게 된 지금, 오래 사는 것이 모두에게 잘된 일이고 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산다는 것이 단순히 숨만 붙어 있어서 연명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활동하기는 어려워져서 다른 사람의 도움과 보호가 필요해지는데, 이런 여건들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으면, 몸은 살아 있지만, 몸과 마음만 더 고생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준비되지 않은 장수는 복이 아니라 저주’라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기대만큼 오래 살게 되었으니, 기대하고 바라던 대로 복되고 좋은 삶을 오래 살기 위해서는 노년을 잘 준비해야 합니다. 나이 들면 일을 많이 할 수 없으니, 젊어서부터 노년을 대비해 돈을 모아야 합니다. 노년이 되면 몸은 약해지고, 약을 먹거나 치료해도 쉽게 낫지 못 하기 때문에 젊어서부터 건강을 잘 챙기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건강한 노후를 준비해야 합니다. 남에게 손가락질 받고 살지 않기 위해서는, 젊어서부터 남에게 덕과 선을 행하며 사람으로서의 인정을 받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노년에 몸은 살아있으나, 차라리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을 살지 않게 됩니다. 시간과 여건이 되었을 때 미리 준비해야만 비로소 온전하고 좋은 삶을 살 수 있고, 미리 대비하지 못 하면 원하는 수준만큼의 삶을 살지 못 하게 됩니다. 무엇을 어떻게 대비하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삶의 수준과 내용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경은 예수님을 기준으로 구약과 신약으로 나뉩니다. 예수님이 오시기 전까지 기록된 성경을 구약성경이라고 하고, 예수님이 오셔서, 새로운 관점으로 약속하신 말씀이라고 해서 ‘신약’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시간으로 구분하는 것이고, 내용을 기준으로 삼아서 ‘예언과 성취’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구약성경을 통해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여러 가지 약속과 말씀들이 신약시대에 들어서 이뤄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신약성경을 통해 예언된 하나님의 말씀과 약속을 이루어가는 성령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각자의 삶에서 좋은 열매를 맺고, 복되고 남이 인정할 만한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젊어서부터 이를 기억하고 준비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처럼, 이 땅의 삶 이후에 주어지는 다음 삶을 기억하고, 이를 위해 준비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지금 우리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우리 몸이 죽은 후에,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히 살든지, 반대로 죽음보다 더 큰 영원한 고통 속에서 살든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오늘 본문은 아주 크고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신약성경은 27권으로 되어 있고, 앞에 나와 있는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을 4복음서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복음서들이 기록된 시기를 보면, 오늘 보고 있는 마가복음이 가장 먼저 기록되었습니다. 사복음서들 중에서 가장 먼저 기록된 마가복음이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는 말씀으로 시작된 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마가복음서 하나만이 아니라, 4복음서 전체, 더 크게 보면 신약성경 전체에서 주시고자 하는 첫 번째 말씀이자 가장 중요한 말씀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가장 먼저 나왔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전에 주일오후예배 시간에 교육하면서, 한 번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만, 물고기 모양으로 된 이것은 ‘익투스’라고 부르는데,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구원이십니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인 마가복음 1장 1절의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는 말씀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요즘엔 마치 장식품이나 치장물 정도의 의미로만 사용되지만, 이것은 그 의미에서도 그렇고, 이것이 시작된 유래도 그렇고 우리의 영생과 죽음을 결정하게 되는 일입니다.
이것은 예수님이 돌아가시고, 처음 교회가 생길 때에 만들어진 상징입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은 로마에 나라를 빼앗겨 식민지 생활을 했고, 이를 피해 세계 곳곳으로 피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가장 큰 나라였던 로마에서 신앙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기독교인들이 점차 많아지자 이를 시기하고 미워하는 세력들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이것을 이용해, 로마에 있는 기독교인들이 반역을 일으키고 로마를 정복할 거라는 소문을 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다른 종교인들과는 다르게 열심히 모이고, 또 세력도 엄청난 속도로 커진 데다, 이런 소문까지 돌게 되자, 이를 두려워한 로마의 황제들이 기독교인들을 핍박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독교 박해라는 것이 며칠이나 몇 주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끊임없이 핍박이 계속되지만 특히 정책적으로 아주 심각하게 계속된 것을 ‘대박해’라고 하는데, 1차 대박해는 3년 반, 2차 대박해는 7년 등 해서 총 10번의 대박해가 있었고, 가장 긴 박해는 20년이 넘기도 했습니다. 313년이 되어 기독교가 로마의 종교로 인정되기까지, 폭정으로 유명한 네로 황제를 비롯해 엄청난 박해가 계속되었습니다. 신앙인들을 포로로 잡고, 온갖 고문을 저지르고, 굶주린 사자의 밥으로 던지기도 하고, 톱으로 자르고, 불에 태워 죽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앙생활을 계속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두렵겠습니까? 이렇게 환란과 핍박이 심해지자, 신앙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생기고,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모임에 참여하지 않고, 자기의 믿음을 숨기며 살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히브리서 10장 25절에서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라고 말씀합니다. 이 말씀을 들어서, 교회에서 모이기를 폐해서는 안 된다면서, 교회에서 자주 모이고, 자주 예배 드리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이것은 하나님의 말씀도 뜻도 아닙니다. 성경 어디에서도, 예배만 많이 드리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다만 이것은 그렇게 핍박과 환란이 있다고 해도, 세상의 권력과 핍박을 두려워해서 하나님의 자녀로서 믿음을 포기하지 말고, 믿음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온갖 환란과 핍박을 당하더라도, 심판의 날이 오면, 이 세상에 겪는 고통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은혜와 영광이 기다리니, 이것을 소망으로 삼고 변치 말고, 포기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대로, 그렇게 견딜 수 없는 환란과 공포의 시간에도, 참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모이기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모임 장소를 표시할 때, 로마군인들은 모르고, 신앙인들만 알아 볼 수 있도록 표시하기 위해서 물고기 모양인 익투스를 사용했습니다. 모임 장소에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구원자시라”는 신앙고백을 담아 표시함으로써, 이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하나님께 예배하고, 친교를 나누고, 예수님을 구원자로 믿으며, 변함없이 믿음을 지키며 살겠다고 결단했습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구원이십니다”라는 말은, 단지 모임과 교제의 표시가 아닙니다. 당시 세상에서 가장 강한 로마가 있고, 그 로마의 통치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황제가 온 세상을 통치한다고 여겼습니다. 생명이 황제의 손에 달렸다고 믿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황제의 명령에 순종해야 했습니다. 황제는 사람이 아니라 신으로 여겨진 것입니다.
이에 반해, 신앙인들은 로마가 아무리 강하고, 그 군대가 무서워도, 로마를 다스리고 통치하는 황제의 권력이 아무리 크고 강해도, 그것을 믿고 의지함으로써 사는 게 아니라, 오직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우리에게 구원을 주시는 분임을 믿은 겁니다. 세상의 권력을 의지하지 않고, 그 너머에서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이 주인이시고 생명을 주시는 것으로 고백하며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복음서들 중에서 가장 먼저 나온 마가복음은 오늘 본문 말씀인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는 말씀으로 시작됩니다. 로마를 중심으로 당시 세상의 권력과 힘이 아무리 크고 강한 것 같아도,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그리고 예수님을 믿고 사는 것이 승리하는 길이고, 이것이 세상의 종으로 살다가 죽어가는 이들을 구원하는 소식, 세상에서의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게 하는 복된 소식이라는 뜻입니다.
지금 우리는 세상에서 살지만, 영적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 세상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성공하는 길이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돈이 많아야 성공하는 것이고, 권력이 있어야 출세했다고 말합니다. 세상에서 인정할 만한 지식이 있어야 똑똑하다고 말합니다. 인간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인간은 다른 것과는 달리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낼 수 있다고 자랑합니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것들을 더 의지하는 것이 복음의 길이라고 가르쳐 줍니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사람은 절대로 해결사도 아니고 능력자도 아닙니다. 언제나 문제를 만들고, 아픔과 고통을 더 많이 가져다 줄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나서, 하나님 보시기에도 정말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에, 죄라는 어둠이 들어오게 만든 것은 바로 인간입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상에 살면서도, 그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대신, 더 높이 있고자 하는 교만, 더 크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하나님께 범죄하고 타락함으로써, 온 세상은 죄악으로 물들게 만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흑암으로 가득한 곳에 빛을 만드셨는데, 이 빛을 인간은 다시 어둠으로 가득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 생명을 만드신 하나님의 역사를, 다시 죽음으로 가득한 곳으로 만든 이가 바로 인간입니다. 그 때부터 세상에는 고통과 죽음이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시작과 인간의 시작이 만들어놓는 결과의 차이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노력으로는 죽음으로 가득한 곳에 생명이 충만하도록 만들 수 없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애쓰고 수고하더라도, 어두워진 세상을 빛으로 가득하도록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인간이 만지고 손을 댈수록 세상은 망가지고, 무너집니다. 인간의 힘으로 뭔가를 해내려고 할수록 생명이 죽어가고, 빛이 어두워지게 됩니다. 인간은 오직 망하게 하고, 무너지게 하는 데에만 힘을 쓸 뿐입니다. 이것이 바로 악의 씨를 뿌린 인류가 거둘 수 있는 유일한 열매입니다. 지금까지의 사람이 만들어 놓은 역사를 보면, 우리가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는지 분명해집니다.
인간의 본성이나, 지혜, 능력에 소망을 가질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것을 아시기 때문에, 인간들끼리 알아서 세상을 회복하도록 놔두시지 않고, 하나님으로부터 오신 예수님을 통해 구원과 회복의 소망을 주신 것입니다. 이렇게 인간의 선택에 의해 더러워진 곳이 예수님으로 인해 회복될 수 있습니다. 인간 때문에 들어오게 된 죽음이 예수님의 죽으심으로 다시 생명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인류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인 복음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것은 이렇게 하나님이 말씀하신 것이 정답이고, 하나님이 구원의 약속으로 보내신 예수님을 구원자로 믿고 삶으로써, 하나님이 주신 영생의 길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노년을 복되게 살기 위해 미리 준비하고 대비해야 하는 것처럼, 지금 당장은 천국에서 살진 않지만, 다가올 시간들을 약속으로 붙잡고, 하나님의 방법대로 살고자 선택하며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로마 군인들의 협박과 고문을 이겨내고, 죽음마저도 각오해야만 하는 과정처럼, 세상의 온갖 유혹을 이겨내야만 합니다. 이 길이 힘들다고 믿음을 포기하면, 이 세상에서 사는 몇 년 동안은 편하고, 생명을 얻을 수 있겠지만, 이 세상을 떠난 후에는 영원히 죽을 수밖에 없는 실패와 패배의 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패배하거나 실패하지 않는 길을 주셨습니다. 우리 모두가 여러 유혹과 어려움 속에서도, 오직 하나님이 주신 예수님을 믿고 사는 것이 구원의 길임을 믿고 끝까지 믿음을 지킴으로써, 하나님의 간섭과 인도하심으로 복된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