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
성경: 마가복음 12장 28-34절(신 76쪽)
찬송: 325장(예수가 함께; 통359), 218장(네 맘과 정성을; 통369)
설교: 20180819. 주일낮예배
덥고 분주한 가운데서도 하나님께 예배하기 위해 나아온 여러분과 가정 위에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와 복이 함께하시길 빕니다.
지난 6월 말(28일)에 헌법재판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병역법에 관한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그 동안은, 우리나라의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남성들은, 20세를 전후에서 일정 기간 군복무를 해야 한다고 규정되었습니다.
개인의 사정에 따라, 병역 시기를 좀 늦출 수도 있고, 복무하는 방법이 좀 다를 수는 있습니다. 운동선수 같은 경우는, 올림픽에서 금,은,동메달을 따거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4주 정도 훈련만 받는 것으로 병역을 마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이 있을 때까지 계속 늦추며 성적을 기대하다가 안 되면 어쩔 수 없이 큰돈을 포기하고, 복무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1년에 수십 억, 수백 원을 버는 운동선수도, 아무리 인기가 많고 유명한 연예인도 이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예전에 비하면, 병역으로 복무하는 방법이 많이 다양해졌습니다. 20-30년 전에는, 현역과 ‘방위’로 불리던 보충역이 대부분이었습니다만, 이후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복무할 수 있습니다. 최근엔 공익이라는 제도가 생겨서, 훈련소에서 4주 정도 훈련을 마치면, 이후에는 총칼을 잡지 않고, 공공기관이나 요양원, 학교나 보육원 등에서 일손을 돕는 것으로 복무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에 헌재의 병역법이, 헌법의 기본 중 하나인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면서, 부분적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입니다.
과거에 비해, 훨씬 짧은 기간만 복무하면 되고, 또 다양한 방법으로 복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헌법재판소까지 가고, 또 개정해야 한다고 결정된 까닭은 흔히 ‘양심적 병역거부’라 불리는 문제 때문입니다. ‘양심적 병역 거부’는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 때문에 군복무를 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런 사람들 대부분이 여호와의 증인들입니다.
‘여호와의 증인’들은 현재 기독교에서 이단으로 규정되었는데, 이 사람들은 동네에서도 간혹 볼 수 있죠? 두 사람이 짝을 이루어 다니면서, ‘파수대’라는 책자나 「깨어라」라는 책자를 나누어 주곤 합니다.
이 사람들의 또 다른 특징은, 어떤 경우에서든 수혈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구약성경에 “피를 먹지 말라”는 말씀이 나오는데, 수혈은 다른 사람의 피를 자기 몸에 넣는 것이니, 그것은 피를 먹는 것이고, 그래서 죄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 중에서, 다치거나 병 때문에 수술해야 하는데도, 수혈을 안 받다가 죽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호와의 증인의 또 다른 특징은, 국민으로서의 의무인 병역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군대란 사람을 죽이고 해치는 곳이니, 교리와 신앙의 양심에 따라 그런 일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죽이는 무기인 총을 잡는 것부터, 그리고 결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하는 의무인 병역마저 못 하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병역은 헌법에 규정된 것이니, 이를 거부하면 당연히 여러 처벌을 받습니다. 입대해서 총 잡는 걸 거부하다가 영창에 가기도 하고, 입대 자체를 거부하다가 일반 감옥에 가기도 합니다. 그렇게 군에서 영창을 가거나, 일반 감옥에 갇히는 한이 있더라도, 종교적 양심 때문에 이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호와의 증인들이 집총과 병역을 거부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사탄에 속한 무리들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들은 세상을 ‘여호와의 조직’과 ‘사탄의 조직’으로 나누고, 여호와의 증인만이 하나님께 속한 조직이고, 나머지 모든 국가, 사회, 문화, 경제조직은 사탄의 조직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호와의 증인들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사탄의 조직인 국가를 위해 복무할 수 없다는 것이고, 사탄에 속한 세상 사람들의 피를 받아 치료하는 것도 역시 거부하는 것입니다.
여호와 증인들의 이런 생각과 행동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읽는 성경을 이들도 믿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믿는 것처럼, 이들도 역시 하나님을 그런 분으로 믿습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을 믿고, 성령님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또 그럼에도 이들을 ‘이단’ 즉, 바른 신앙에서 벗어나 잘못된 무리로 보는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여러 가지 이유를 말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구원을 받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오직 믿음을 통해서가 아니라, 봉사활동을 통해서 할 수 있다는 것도 잘못된 것이고, 다른 모든 교회는 사탄의 무리에 속하고, 자신들만이 구원을 받는다는 것도 이단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그리고 오늘 말씀과 연결해 봐도, 세상을 사탄에 속한 것으로서, 미워하고 멸망시켜야 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 마지막 시간을 맞이해서 성전에 들어가셨습니다. 이 세상에서 보내시는 마지막 시간인 만큼, 예수님은 매우 엄격하게 행하셨고, 반대로 예수님을 붙잡고 무너뜨리기 위한 악한 자들의 음모와 술수도 대담하고도 교묘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무너뜨리기 위해 던져 놓은 함정을 모두 아셨기에, 오히려 그들의 허점들로 답하셨습니다. 넘어뜨리려는 자들의 날카로운 질문과 예수님의 지혜로운 답이 오가는 상황에서 나타난 한 서기관의 질문이 분위기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꾸게 됩니다. 앞의 질문까지는,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시지만,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보이는 모습이라고 한다면, 가장 큰 계명을 묻는 서기관의 질문은, 하나님도 좋아하시는 모습임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천하지 못 하는 모습입니다.
서기관은 율법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사람들인데, 당시 서기관들 대다수는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고 가르치면서도, 실생활에서는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일들을 더 많이 행하며 살았습니다. 이들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외식하는 것’이었습니다. 겉은 그럴듯하고, 신앙적인 것 같은데, 그 속은 정반대였습니다. 더럽고 하나님을 욕되게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 속에서 예수님께 질문을 드린 이 서기관은 다른 이들과는 달랐습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속에 꿍꿍이를 숨긴 것도 아니고, 더러운 속을 감추고 겉만 좋게 꾸며 말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이 여러 질문을 받으시고, 대답을 잘 하시는 것을 보고 질문을 드렸습니다. 평소 자기 속에 담고 있지만, 그 누구에게도 바른 답을 얻을 수 없어 답답해 하다가, 예수님만은 정확한 답을 하실 것 같았기에, 말씀을 듣고 그대로 살고자 하는 바른 마음으로 질문을 드렸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계명들이 많은데, 그들 중에서 가장 큰 계명이 무엇이냐 하는 질문에 대해, 예수님은 하나님만을 잘 섬기는 것과,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는 두 가지를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가장 중요한 계명 두 가지를 말씀하시는 모양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범위나 대상을 말할 때 자주 사용하는 말들 중에 ‘그리고’와 ‘또는’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수학에서도 많이 사용되는데, 이 둘이 뜻하는 바는 전혀 다르게 됩니다. ‘그리고’라는 말은 둘 모두를 포함해 할 때 사용되고, ‘또는’이라는 말은 여러 개 중 일부분을 뜻하게 됩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예배하는 사람들을 ‘그리고’와 ‘또는’이라는 말로 표현한다면 어떻습니까? 만약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 “남성 그리고 여성이 예배에 집중해 드립니다”고 표현한다면, 여기에 있는 사람 전체가 예배를 잘 드린다는 뜻이 됩니다. 사람은 남성이나 여성 둘 중 하나로 속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약 “이 자리에 있는 남성 또는 여성이 예배를 집중해서 잘 드립니다”고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러면 이곳에 있는 이들 중에 일부만이 예배를 잘 드리지만, 나머지 일부는 제대로 못 드린다는 뜻이 됩니다. 남성들이 예배를 잘 드린다고 하면, 여성들은 예배를 제대로 못 드린다는 뜻이 되고, 여성들이 예배를 잘 드린다면, 남성들은 제대로 된 예배를 드리지 못 한다는 뜻이 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가장 큰 두 가지 계명을 말씀하시는 예수님은 어떻게 말씀하십니까? ‘그리고’라고 말씀하십니까? ‘또는’이라고 말씀하십니까? 예수님은 하나님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가장 큰 계명으로 말씀하시면서, 하나님도 사랑하고, 이웃도 사랑하라고 말씀하십니까? 아니면 하나님만을 사랑하거나, 사람만 사랑하라고 말씀하십니까? 예수님은 ‘그리고’로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즉 하나님을 철저히 사랑해야 하고, 더불어서 우리의 이웃마저도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신 까닭이 있습니다. 신앙생활하는 많은 이들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함께하지 못 하고, 선택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면 이웃을 사랑하지 않고, 이웃을 사랑한다고 하면,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 무슨 권위로 성전을 정리하느냐고 질문을 던진 종교지도자들, 세상을 사랑해서 부활을 믿지 않은 사두개인들, 세금의 문제를 물은 바리새인과 헤롯당 역시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이웃을 사랑한 것도 아닙니다. 오직 돈과 권력만을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차마 신앙인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사람들입니다. 이 때문에 예수님은 이들을 저주하셨습니다. 신앙인이라고 하면, 최소한 하나님을 믿고 살아야 하기에, 이런 모습이 우리 속에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이런 모습이 우리 속에 있다면, 우리는 아직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두 가지를 뜻합니다. 먼저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하나님만을 사랑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다른 신들을 마음에 품지 않는 것이고, 하나님만이 참된 신, 세상의 주인으로 믿고 사는 것을 뜻합니다.
간혹 교회에 다니고, 신앙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는, 다른 신을 더불어 섬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도 이런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하나님은 가축을 잘되게 하는 신이라 생각하고, 농사가 잘되게 하기 위해서는, 그런 것들을 담당하는 다른 신들도 더불어 섬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하나님 아닌 그 어떤 것도 신으로 섬기지 않고, 오직 모든 힘을 다해 하나님께만 집중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본문 29,30절에서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라고 말씀합니다. 마음과 목숨과 뜻과 힘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다른 신을 담고 섬기고 살아갈 자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하나님만을 섬긴다면, 그 섬김은 반드시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며 사는 것으로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사는데, 하나님이 말씀하신 대로 살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은 하나님을 안 믿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마음과 목숨과 뜻과 힘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면, 하나님의 말씀하신 것들을 그대로 행하며 살게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는 것, 하나님을 믿고 사는 우리에게 가장 바라시는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그 마음과 정성과 모습으로 우리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선택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반드시 우리에게서 드러나야 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신앙인들 중에는, 하나님만을 사랑하고, 그래서 하나님께만 예배하고 기도하는 것이 신앙생활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꽤 많습니다. 이들 속에는 여호와의 증인들처럼, 세상은 사탄의 것이고,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사탄의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사탄의 것이라고 생각하니, 당연히 사랑과 섬김의 대상이라 생각하지 않고, 멸망당해 마땅한 무리라고 여기게 됩니다.
하나님을 잘 섬기고, 열심히 믿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런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특별히 자기들은 특별한 믿음을 가지고 있고,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과 능력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이들 중에는 이런 모습이 아주 강하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세상은 사탄의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사탄에 속한 무리가 아닙니다. 세상은 하나님이 만드셨고, 여전히 하나님이 주인으로 경영하십니다. 그리고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멸망당해야 하는 사탄의 무리가 아니라, 하나님을 믿고 구원받아야 하는 사람, 그리고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섬기는 수준으로 섬기고 사랑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세상에는 사탄의 세력이 있고, 사탄에 속한 무리들이 있습니다. 세상 전부와 하나님을 믿지 않는 모든 이들이 우리가 미워하고 멸망시켜야 하는 사탄에 속한 세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와 교회를 방해하는 자들입니다. 성경에 나온 모습으로 보면, 아직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들이 사탄의 세력이 아니라, 하나님을 이용해 자기들의 욕심과 욕망을 채우는 이들, 겉은 하나님을 믿고 사는 것 같지만, 그 속은 하나님과 전혀 상관없는 자들입니다. 바리새인들이 그랬고, 서기관들 대부분이 그랬고, 헤롯당원들이 그랬고, 대제사장들이 바로 사탄의 세력에 속한 자들이었고, 그들의 모습이 바로 사탄에 속한 자들의 모습임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산다면, 우리는 다른 신을 마음에 두지 않고, 오직 하나님 한 분만 믿고 살아야 하고, 하나님만을 신으로 믿고 산다면,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의 이웃을 우리의 몸처럼 섬기고 사랑하기를 원하십니다. 온 마음과 정성과 뜻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서,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웃까지 섬기고 사랑함으로써, 우리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께는 영광이 되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약속하신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자녀들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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